와우!!! 실습이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지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실습 끝나면 바로 다 잊혀질줄 알았는데... 저에게는 임팩트가 너무 강해서 일까요.
아침이면 차를 타고 함안으로 향하던 발길이 계속해서 생각납니다.
나의 인생을 새길동산 전과 후로 나뉠수 있을 만큼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어찌보면 경남지역 그 많은 사회복지기관 중 하필 새길동산과 인연이 닿았고,
실습 첫날 함안에 도착했을때 3주가 너무 길다싶어 실습기간 동안 시간아 빨리 흘러가라 생각하며
그 먼거리를 원망하던 제가 참으로 민망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어렸을때부터
어른 앞에서는 예의바르고 얌전해야하며, 말이나 행동을 조심하고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고
배우고 자라왔던 저에게는 실습 첫날이 사실 제 인생의 최대 위기였습니다.
첫날, 원장님과의 첫미팅 소개교육 이후 바로 오전맞춤프로그램 '생활체조'를 참여해야한다며
얼떨결에 강당으로 바로 향했고, 그렇게 많은 어르신들을 한번에 보는것도 처음이라 어색하고
어려워 쭈뼛거리며 맨뒤에 서있는데, 어느 사회복지사님(익명이 나을듯하여...) 께서
"구경하러 오신게 아니라 실습입니다. 저 앞에 움직임이 힘든 어르신 계신데 가셔서
체조하시는걸 도와주세요."라며 무대 바로 앞까지 이끌려 무표정한 한 어르신 옆에 섰을때는
어찌나 식은 땀이 나던지 나름 손을 잡고 팔을 잡고 앞에 강사님 댄스에 맞춰 흔들어 드리긴 하는데
여긴 어디이며 나는 도대체 무얼 하고 있는지... 계속 진땀만 흘리고 있었습니다.
음악이 끝나고 강사님께서 "너무 땀을 많이 흘리는데, 뒤에 가서 쉬세요"라는 말에
냉큼 한달음에 맨 뒤로 왔다가 잠시 넋을 놓고 있는데... 이번에는 "선생님들, 실습생분들 모두
모두 무대위로 올라와 주세요~" 라고 할때는 도저히 발이 떨어지지 않아서 저혼자만 못올라 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실습 첫날 기억을 제 머리속에서 삭제시키고 싶을만큼 멘붕이었습니다.
원래 밝고 외향적이며, 춤과 노래를 즐겨하는 성격인데도... 그날은 왜그리도 낯설고 힘들었는지... ㅠㅜ
2주차가 지나고 3주차가 되었을때는 제 자신 스스로가 어르신들 앞에 먼저가서 말붙이고 웃어드리고
강당 무대위에 올라 노래도 하고 (물론 누군가가 시켜서 나간거긴 하지만... ㅎㅎ)
원래 최애곡이 Camila Cabello의 'Senorita' 였는데,
지금은 '빨간구두아가씨'의 '아 똑딱똑딱'만 머리속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어르신들 앞에서의 나의 모습이 짧은 기간에 참 많이 변하였다고 느낍니다.
이렇게까지 큰 경험이 될 거라고는 처음에 예상도 기대도 하지 못했었는데
새길동산의 고숙희 원장님과 성영아 팀장님, 박미란 복지사님, 부팀장님, 찬양 복지사님 이하
여러 요양보호사님들로 부터 너무도 많은 것들을 배우고 본받았습니다.
진심으로 새길동산 임직원 모든분들께 감사의 말씀드리며,
앞으로도 새길동산에 무한한 축복과 사랑과 영광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9. 10. 10 사회복지사 현장실습생 양기영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