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의 어색함이 무색하게 실습 마지막 날이 되자 이미 이곳의 일과들이 익숙해져 버렸다. 매일 아침 체조는 어르신 뿐만 아니라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의 건강에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 좋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치매 어르신에 대한 고정관념이 전혀 없지 않았던 터라 걱정이 많았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뵌 어르신들은 어린아이처럼 맑고 순수한 느낌이었다. 많은 기억을 잊고 사시지만 순간순간 어르신들의 행동과 말씀에서 노인의 지혜를 느끼기도 했다. 아무렇지 않게 잡은 손길에 '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하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그동안의 외로움, 늙는다는 것에 대한 서러움, 회의감 ... 그런것들이 느껴졌다. 치매가 누구의 잘못으로 걸린 게 아닌데 자식들에게 미안해하는 어르신들... 내가 달리 해드릴게 없어 보고만 있는게 죄송했다. 그저 손한번 더 잡아드리고, 등한번 쓸어드리며 어르신 하시는 말씀에 호응해주는게 전부였다. 곧 나에게도 닥칠 내 부모님의 일이 될 수도 있기에 어르신들을 대할 때 마음이 무겁기도 했다. 기술적인 습득도 중요하지만 실습기간동안 이곳에서 노년에 대한 많은 생각들을 하게되고 정리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어서 좋은 시간이었다. 요양보호사 준비를 하지 않았다면 생각해보지 않았을 것들인데 뜻깊은 시간이 되었던것 같다. 종일 한번의 찡그림 없이 어르신들을 대하는 요양보호사 선생님들 또한 나에게 좋은 자극이 되었다.